갑자기 걸음걸이가 바뀐 부모님 |
정상압 수두증 위험 |
감수. 신경과 박영호 교수 |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 찾아오시는 길입니다.
우)13620,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로173번길 82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공지사항을 알려드립니다.
다양하고 유익한 건강상식을 제공해 드립니다.
갑자기 걸음걸이가 바뀐 부모님 |
정상압 수두증 위험 |
감수. 신경과 박영호 교수 |
정상압 수두증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70세 이상의 경우 100명 중 2명 꼴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입니다. 주요 증상은 보행장애와 인지기능 저하, 요실금 등으로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으로 오인할 수 있어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정상압 수두증의 가능성도 확인해봐야 합니다.
우리 뇌는 두개골 안의 뇌척수액에 의해 떠 있는 상태입니다. 두개골이 뇌를 누르거나 외부 충격이 가해질 때 뇌가 물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지 않는 것은 뇌를 둘러싼 뇌척수액이 완충 작용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뇌척수액은 뇌실에 존재하는 맥락총에서 생성되어 뇌 주변을 순환하면서 여러 신경호르몬을 전달해주고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 뒤 거미막 융모에서 다시 흡수됩니다.
하지만 뇌척수액이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지거나 흡수가 잘 되지 않아 과도하게 쌓이면서 뇌척수액이 머무는 공간이 늘어나면, 뇌를 누르게 됩니다. 이 때 운동, 인지, 배뇨 기능을 조절하는 중추를 압박하면 보행 장애와 인지기능 저하 그리고 요실금 등의 증상이 생기는데 이를 ‘수두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뇌척수액의 압력이 정상 범위인데도 수두증이 나타나는 것을 ‘정상압 수두증’이라고 합니다.
정상압 수두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보행 장애가 있는 경우, 보폭이 줄어들고 속도가 느려지는데, 이때 걸음이 불안정하고 중심을 잘 잡지못해 잘 넘어지기도 합니다. 인지기능 저하는 판단의 정확도나 속도가 떨어지고 집중이나 기억도 줄어들게 됩니다. 성격 변화로 의욕 저하나 우울감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또 소변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빈뇨나 요실금 등 배뇨장애도 나타납니다.
증상만 보면 정상압 수두증은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으로 오인하기 쉽고, 일상 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는 점에서 모두 ‘치매’라는 범주에 속하긴 하지만, 치료 방법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손상된 뇌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워 증상의 진행을 완화하는 약물치료가 중심이라면, 정상압 수두증은 뇌척수액 순환 장애로 인해 뇌가 압박되는 것을 수술을 통해 비교적 완치에 가깝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정상압 수두증은 우선 CT나 MRI 검사를 통해 뇌척수액이 위치한 ‘뇌실’의 크기가 커진 것을 확인하고, 요추(허리 척추)의 척수에 바늘을 삽입해 30~50cc 정도의 뇌척수액을 뽑아냅니다. 정상압 수두증이 맞다면 뇌 조직의 압박이 줄어들면서 증상이 개선되지만, 뇌척수액은 계속 만들어지므로 배액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시술 후 증상이 호전되면 지속적으로 뇌척수액을 배출하는 우회로를 만드는 수술을 진행합니다. 뇌척수액이 있는 뇌실이나 척수강에 관을 삽입해 복강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를 일명 ‘션트 수술’이라고 하며 장치에 압력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과다하게 뇌척수액이 제거되지 않도록 막아줍니다.
※ 해당 기사와 사진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저작물로 임의로 복사, 수정, 변형, 재가공하여 게시, 배포하였다면 이는 저작권자인 당사의 허가없이 2차저작물을 작성한 것으로 저작권 위반에 해당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