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는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관입니다. 담즙은 간세포에서 만들어져 담낭에 저장되어 있다가 식사 후 십이지장의 유두부를 통해 배출되어 지방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와 같이 담도는 간 속을 지나는 간내담도와 간을 벗어나 십이지장까지 이어지는 간외담도로 나뉩니다. 간외담도는 길이가 약 8 cm인 가느다란 관으로서 간문부, 원위부 담도로 구분됩니다. (그림 1) 즉 담도는 간내담도, 간문부담도, 간외담도 등 3부분으로 구분됩니다. (그림 1) 이러한 담도에서 발생하는 암을 담도암이라고 하며, 담도 세포에서 발생하는 선암종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2년 발표된 국립암정보센터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2010년도에 발생한 담낭 및 기타담도암 환자수는 연 4,877명으로 이는 전체 암환자의 2.4%입니다(8위). 담낭 및 기타담도암의 조발생율은 인구 10만 명당 9.8명으로 이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여자에서 조금 더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 60대 이상에서 발생합니다. 담낭 및 기타담도암은 췌장암과 마찬가지로 예후가 매우 좋지 않아 2010년 담낭 및 기타담도암으로 사망한 환자수가 3,502명이고 사망분율 (전체암 사망환자중 담낭 및 기타담도암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4.9%(6위)입니다.
담도암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담도 내부를 둘러쌓고 있는 담도세포에 만성적인 염증, 간내담도결석, 담석에 의한 간경변증, 경화성 담도염, 간디스토마(간흡충증), 염증성 대장질환, 담도가 선천적으로 확장되어 생긴 담도낭종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발암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직업(고무, 항공기, 화학약품, 자동차 공장 종사자) 종사자에게도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황달 입니다. 암에 의해서 담도가 막히게 되면, 담즙이 흐를 수 없게 되고, 막힌 부분보다 위쪽에 있는 담도가 늘어나고 담즙이 가득 차게 되어 압력이 높아지게 되고 결국 혈관 속으로 거꾸로 들어가게 됩니다. 담도 폐쇄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담도염이 없는 한, 열이나 통증 등의 증상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 담즙 속에 함유된 빌리루빈이라는 색소 때문에 피부와 눈이 노랗게 되는 황달이 생기게 됩니다.
담즙이 장으로 넘어가지 못하면, 담즙 내 빌리루빈이란 색소 때문에 노랗게 보이던 대변색이 연한크림색이 되는 회색변 현상이 나타나며, 핏속의 빌리루빈 농도가 높아지면서 소변으로 일부가 배설되어 소변색이 붉고 짙게 변하게 됩니다. 황달이 심한 경우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것은 담즙 속의 담즙산이라는 물질이 빌리루빈과 함께 혈관 내로 흡수된 후 피부에 침착되기 때문입니다. 이외에 비 특이적 증상으로 체중 감소, 피곤함 등이 나타나게 되며 식욕 부진, 오심, 구토, 우상복부 또는 심와부에 뚜렷하게 국한되지 않는 통증이 올 수도 있습니다. 간혹 십이지장이나 대장의 폐색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담도암의 초기에는 황달 증상은 없고 비 특이적인 복통이나 간 기능 검사 이상, 담도염 증상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습니다.
담도암의 경우 황달 등의 증상과 함께 혈중 빌리루빈과 알칼라인 포스파타제 (ALP)라는 효소가 증가하는 것이 특징적인 소견입니다. 복부초음파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 (ERCP:내시경을 이용하여 식도와 위를 지나 십이지장에 있는 담도의 출구로 가느다란 관을 삽입하여 조영제를 주입하여 관찰합니다. 담도나 췌관의 형태를 직접 보면서 담즙 배액술 등의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경피경간 담도조영술(PTC:암에 의해 담즙의 흐름이 차단되어 확장된 상류의 담도에 직접 바늘을 꽂아 조영제를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담도의 협착, 폐쇄 양상을 자세히 알 수 있어 종양부위와 확산 범위를 진단하는데 유용합니다), 내시경 초음파검사(EUS), 양성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의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② 경피적 경간담도 배액술(PTBD): 몸 바깥으로 간내담도로 튜브를 삽입하여 담도에 정체되어 있는 담즙을 몸 밖으로 배출해 내는 시술 입니다. 시술 후에는 튜브에 담즙주머니를 연결하여 착용하게 됩니다. 담도염 및 황달이 조절되면 튜브를 제거하고 그 길을 통해서 인공배액관을 삽입할 수 있습니다.
2012년 발표된 국립암정보센터자료에 따르면 담낭 및 기타담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26.7%에 지나지 않습니다. 초기에는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나 대부분의 경우가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어 수술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수술로 절제된 간외담도암환자의 3년 생존율은 48.2%로 타 병원에 비해 우수하며 외국의 저명한 학술지에 보고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간문부담도암의 경우는 5년 생존율은 7~15% 정도입니다. 그러나, 외과적 절제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역시 생존기간이 10개월 정도로 매우 불량합니다. 담도암에 의해 폐쇄성황달이 발생하면 이차적으로 담도염과 패혈증이 발생하여 사망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또한 암이 진행하여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이로 인한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합니다.
아직 확실한 예방법은 없지만 일상생활에서 가능한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흡충증의 예방을 위하여 익히지 않는 민물고기를 피하고, 간흡충에 감염되었을 때는 치료약을 복용하여야 하며, 간내 담석증 혹은 담도낭종 같은 선천성 기형 등은 절제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그외 궤양성 대장염, 선천성 간섬유증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