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사진만으로 간편하게 |
나트륨 섭취량을 측정하다 |
인터뷰. 종합내과 류지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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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사진만으로 간편하게 |
나트륨 섭취량을 측정하다 |
인터뷰. 종합내과 류지원 교수 |
어떤 것을 얼마나 섭취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건강관리를 위해 중요한 일이다. 특히 과도한 소금 섭취는 고혈압,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이고 전신에 걸쳐 만성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입원전담진료센터 류지원·김혜원 교수와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음식 사진만으로 소금 섭취량을 평가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소금은 전해질의 균형을 위해 꼭 섭취해야 하지만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금을 너무 적게 섭취하면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소금을 과다 섭취할 경우에는 수분이 증발하거나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을 막아 체액이 누적되고 혈압이 올라가게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혈관 손상에 영향을 주고, 염증반응 및 면역반응에도 영향을 미쳐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신장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 외 비만이나 대사성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커집니다.
우리 몸의 체액, 혈액, 소변에는 전해질이라고 하는 물질들이 녹아 있는데, 나트륨과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이 대표적인 전해질이다. 이러한 전해질은 신진대사에 관여해 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도와주므로 우리 몸의 생명 활동에 필수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고한 소금 섭취량은 5g인데, 우리나라의 2014년 소금 섭취량은 9.9g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염장 음식, 발효식품, 국이나 찌개 위주의 식사를 하는데, 이들은 모두 소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나트륨 섭취가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 바쁜 생활로 인해 인스턴트 라면이나 패스트푸드를 많이 이용하는데 여기에도 많은 양의 소금이 함유돼 있습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서 2023년 기준으로 8.2g까지 줄었습니다. 2025년까지 7.5g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소금 섭취를 줄이려 해도 실제 음식에 소금이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음식에 포함된 소금을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 김세중 교수님께서 에이아이더뉴트리진이라는 업체에서 사진으로 음식 내 소금 함량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뉴스를 전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실제 임상에 적용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업체의 기술은 음식 내 소금을 검출하는 게 아니라, 영양 정보를 바탕으로 음식 사진으로 섭취량을 계산해 얼마나 소금을 섭취했는지 평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원내 영양과에서 환자들의 식단 레시피를 받고 해당 음식 사진을 인공지능으로 학습시켰습니다. 기존에 업체가 가지고 있던 음식의 형태가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입원전담센터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동의를 구해 하루 세 끼 음식 사진을 섭취 전후로 촬영해 에이아이더뉴트리진에 보냈습니다.
그동안 간식은 섭취하지 않았고요. 또한 현재 소금 섭취량을 평가하는 공인된 방법은 24시간 후 소변 나트륨 양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소변을 모아 나트륨 양을 측정했습니다. 섭취 전후의 음식 사진과 기존의 영양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들의 소금 섭취량을 계산하고, 실제 24시간 소변에서 측정한 나트륨(소금)과의 연관성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사진을 통해 평가한 소금 섭취량이 실제 환자들의 섭취량을 평가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 전후 음식 사진을 촬영해 AI가 나트륨 섭취량을 계산한 결과, 24시간 소변 나트륨 검사 결과와 가까운 값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존에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지나 메모의 형태로 영양 섭취를 평가해야 했습니다. 주관적이고 정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도 복잡하고 불편했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연구처럼 사진을 이용해 영양소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양 정보와 음식 사진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한계점이 있지만, 음식 섭취 전후 사진으로 얼마나 칼로리를 섭취하고 소금을 섭취했는지 간편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은 참신하고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요즘 AI가 발달하면서 음식 섭취량 및 영양소도 사진을 통해 분석하는 기법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AI 기법 자체에 치중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저희 연구는 실제 임상에 적용한, 거의 첫 시도라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으나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진행 중이어서 기존 연구들보다 현실 적용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보다 더 많은 음식 사진과 영양 정보 데이터가 쌓인다면 식단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햄버거는 영양 정보를 공개하고 있어요. 하지만 다 먹었을 때의 영양 정보이기 때문에 다 먹지 못하고 남겼을 때는 정확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가 없죠. 이때 저희 연구를 활용하면 음식 전후 사진을 통해 섭취한 칼로리나 소금, 혹은 다른 영양소의 양을 계산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다이어트를 포함한 건강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연구는 탐색연구로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입니다. 따라서 조금 더 발전시키려면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 대상이 늘어나는 만큼 필요한 음식 사진이나 영양 정보 등이 적지 않기에 도전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AI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자 합니다.
저염식을 실천하며 소금 섭취를 줄이려 해도 일상에서는 조절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반찬에 간을 할 때는 소금을 한 스푼 정도 줄이고 너무 싱겁다고 생각될 때 완성된 반찬 위에 소금을 살짝 뿌리는 방법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렇게 하면 짠맛을 강하게 느껴 적은 양의 소금으로 간을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AI 기술이 발달해도 최고의 건강 지킴이는 결국 자신의 의지임을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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