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X-ray 이용한 |
수면무호흡증 진단 알고리즘 개발 |
인터뷰. 신경외과 정한길 교수 출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건강문화매거진 <나음플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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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X-ray 이용한 |
수면무호흡증 진단 알고리즘 개발 |
인터뷰. 신경외과 정한길 교수 출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건강문화매거진 <나음플러스> |
국내 수면무호흡증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선별검사가 없어 여전히 많은 환자가 진단/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신경외과 정한길 교수 연구팀은 단순 X선 촬영 영상으로 수면무호흡증 환자를 진단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선별검사로서의 효용성을 입증해냈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호흡량이 줄어드는 상태를 말합니다. 수면 시 코를 심하게 골거나 갑자기 숨을 멈췄다가 조금 뒤 꺽꺽거리면서 숨을 쉬고, 잠을 자다가 특별한 이유 없이 자주 깨기도 하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수면의 질이 크게 떨어지면서 일상생활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위급하진 않지만,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만성 피로와 주간 졸림증을 야기하고 집중력이나 인지기능, 업무능률을 저하시킵니다. 우울증 발생뿐 아니라 교통사고와 같은 일상 사고 위험성도 증가시키죠. 또 장시간 방치할 경우 고혈압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크게 높입니다. 수면 시간은 충분한데 자고 일어나도 정신이 맑게 깨지 않고, 주간 졸림증과 피로감이 계속된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하나 해부학적인 원인이 많습니다. 턱이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비만이나 나이, 스트레스 등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체중 증가로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혀, 편도 등의 조직이 비대해지면 목 안의 공간이 줄어들고 상기도가 좁아져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목 부위 조직의 탄력이 떨어지는 것, 과도한 스트레스로 수면 패턴이 흐트러지는 것도 영향을 미치죠. 따라서 비만 인구, 고령 인구 증가와 현대사회의 스트레스 증가가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다면 확진검사인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를 실시해 진단합니다. 수면다원검사는 병원에서 하룻밤 자면서 수면 중 호흡 및 수면 단계에 대한 생리 검사 및 비디오 촬영을 하는 것입니다. 치료는 체중 감량, 규칙적인 운동, 금주와 금연 등 생활 습관 교정이 우선됩니다. 일반적으로 체중을 10% 줄이면 수면무호흡증이 약 5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술과 담배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키므로 절제해야 합니다. 중등도 이상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지속적 상기도 양압기(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이하 CPAP)’ 착용입니다. 수면 시 산소마스크 형태의 CPAP를 쓰고 호흡하는 것인데 규칙적인 공기 압력으로 기도를 확장해 무호흡 발생을 예방합니다. CPAP 치료율은 100%에 달하지만, 매일 착용해야 한다는 불편감이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 관련 수술은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부위가 명확하고 수술로 교정 가능한 환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시행합니다.
수면무호흡증 진단 환자의 해부학적 이상을 파악하기 위해 두경부 X-ray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마다 다른 수치를 사람의 눈으로는 정량화할 수 없어, 그동안 이 검사는 선별검사 목적으로는 활용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하면 두경부 X-ray 검사로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을 선별 진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로 시작됐습니다.
영상 딥러닝 모델 중 가장 보편화된 합성곱 신경망의 DenseNet 구조를 활용해 우리 병원에서 두경부 X-ray를 촬영한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 총 5,600명의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학습시키고 성능을 평가했죠. 그 결과 인공지능 모델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AUROC에서 0.82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딥러닝 모델은 답을 잘 맞히더라도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아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기 어려운 측면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연구한 모델은 수면무호흡증과 연관된 가장 중요한 해부학적 특징인 혀뿌리와 구인두(oropharynx)에 집중하고 있어 설명력이 높다는 장점도 갖췄습니다.
현재 수면무호흡증은 별다른 선별검사가 없습니다. 오로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해야 하죠. 하지만 수면다원검사는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어 수면무호흡증 진단율을 낮추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수면무호흡증 진단율을 높일 수 있어요. 값싸고 간편한 두경부 X-ray 검사로 수면무호흡증의 위험도를 평가하고,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만 확진검사인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숨어있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을 많이 진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은 CPAP라는 확실한 치료 방법이 있으므로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또 검사의 효과성과 비용의 경제성을 두루 갖추고 있어 국가 보건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보다 많은 환자 데이터를 가지고 본 알고리즘의 성능을 개선하고 비용-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학습시키는 데이터의 양에 따라 알고리즘의 정확도가 올라가니, 지금보다 더 정확한 분석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여러 기관의 협조와 동참이 필요합니다. 본 알고리즘이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선별검사로 자리 잡는다면 수면무호흡증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이나 당뇨병만큼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자 우리 건강의 적입니다. 수면무호흡증은 확실한 치료 방법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입니다. 따라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마시고 수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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