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형 간염 환자 대상 |
다기관 대규모 코호트 연구 수행 |
인터뷰. 소화기내과 최광현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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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C형 간염 환자 대상 |
다기관 대규모 코호트 연구 수행 |
인터뷰. 소화기내과 최광현 교수 |
소화기내과 최광현, 정숙향 교수팀이 전국 분포 7개 대학병원에서 등록한 C형 간염 환자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C형 간염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미치료군에 비해 간암 및 사망 위험이 현저히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세계소화기학저널』에도 게재되며 주목받았다.
간암은 일반적으로 간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지칭하며, 의학적으로는 간세포암종이라고 부릅니다. 성인의 간암은 위험 인자가 없는 경우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잘 알려진 간암의 위험인자는 B형 간염, C형 간염, 간경변증, 만성 간질환 등입니다. 최근에는 지방간염에 의한 간암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됐습니다. 따라서 술을 거의 안 드시고, 체중도 정상이고, B형이나 C형 간염이 없다면, 간암이 걸릴 위험 도는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초기 간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습니다. 있더라도 피곤함, 복부 불편감 등과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이죠. 이런 증상만으론 질환을 조기 발견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간암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마다 복부초음파와 알파 태아단백 혈액검사 시행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간암은 치료법이 다양한 종양입니다. 크게 수술적 치료, 국소 치료, 전신항암 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방사선 치료 등이 환자에 따라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간암의 위험인자는? B형 간염, C형 간염, 간경변증, 만성 간질환, 지방간염 간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으므로 간암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마다 복부초음파와 알파 태아단백 혈액검사 시행을 권고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의 주요 원인은 제대로 소독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한 문신, 피어싱, 면도, 주사용 마약 사용 등입니다. C형 간염은 그냥 방치할 경우 간경변이나 간암 등 중증 질환으로 발전해 사망 가능성을 높입니다.
C형 간염이 의심되면 먼저 혈액검사를 통해서 관련 항체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A형과 B형 간염의 경우 항체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관련 면역이 있다는 뜻이지만, C형 간염의 경우는 항체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소리입니다. 항체검사 결과가 양성이더라도 과거 감염과 현재 감염을 구별할 수 없고, 간 수치가 정상인 환자들도 절반에 육박하기 때문에 C형 간염은 진단이 쉽지 않습니다.
진단은 어렵고 신경써야 할 것이 많지만, C형 간염 치료는 아주 간단하고 효과적입니다. 2~3개월 경구약제를 투약하면, 95~99%에 달하는 높은 치료율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코호트 연구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치료제의 발전으로 C형 간염 치료 사례가 증가 하면서 자연스럽게 간암 및 사망 위험이 감소했으리란 예상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환자군에서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였는지 파악할 수 있는, 잘 디자인된 연구가 사실상 부족했습니다.
본 연구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7개 병원에서 모집된 C형 간염 환자 2,054명을 평균적으로 약 4년간 추적했습니다. C형 간염 치료군과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군을 비교하고 실제 간암 및 사망 위험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파악했지요. 완치된 환자들을 치료받지 않은 환자군과 비교해 성별, 간경변을 비롯한 간 기능을 보정하면 간암의 위험은 59%, 간 관련 사망 위험은 74%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합병증을 동반한 간경변증의 발생 위험 역시 치료군에서 90%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데이터가 확보돼야 국내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하는 데 더 직접적인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데, 본 연구가 그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본 연구는 국내 대규모 다기관 코호트를 통해 대부분의 C형 간염 환자들이 경구약제를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됐으며, 관련 예후도 좋다는 점을 체계적으로 확인한 것입니다. 또 C형 간염 환자를 최대한 발굴해 치료할 경우 간암 및 간 관련 사망률을 줄여 국민건강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연구로서 의미가 큽니다.
더불어 환자들의 과거를 되짚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6개월에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검사 결과를 업데이트하는 전향적 코호트 연구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큽니다.
본 연구의 포문을 연 것은 소화기내과 정숙향 교수님이십니다. 저는 5년 전부터 연구에 참여하고 있지요. 앞으로도 본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서 C형 간염 치료, 간암 및 사망 위험 감소에 관한 다양한 사실들을 도출해 내고자 합니다. C형 간염을 성공적으로 치료했음에도 일부 환자에게서는 여전히 간암이 발생하고 있어요. 따라서 C형 간염 치료군 중에서 어떤 환자들이 간암 발생의 위험이 큰지 규명하는 연구에 관심을 두고 나아갈 계획입니다.
간암은 치료비가 굉장히 많이 드는 암이에요. 폐암보다도 치료비 지출이 커서 경제적 부담 순위로는 1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조기에 발견하면 경구약제 만으로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죠. 따라서 C형 간염 증상이 악화하기 전에 경구약제를 투약해 치료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합니다. C형 간염 조기진단 및 치료를 위한 국가적 프로그램 도입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에서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환자 수 즉, C형 간염 유병률은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40~50대의 사망률 1위가 간암인 만큼, 중년에 접어들면 반드시 간암의 원인이 되는 C형 간염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C형 간염이나 간암 모두 별다른 특이 증상이 없으므로, 평생 한 번도 C형 간염 항체검사를 해보지 않은 중년 이후 분들이라면 가까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시길 조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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