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표정만으로 |
통증의 강도를 알 수 있다?! |
인터뷰. 마취통증의학과 박인선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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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표정만으로 |
통증의 강도를 알 수 있다?! |
인터뷰. 마취통증의학과 박인선 교수 |
수술 후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통증에 대한 적절할 관리가 필요하다. 마취통증의학과 박인선 교수는 환자의 얼굴 표정만으로 통증의 강도를 평가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그 유용성을 확인했다. 향후 마취회복실에서 더 신속하게 환자의 통증을 인식하고 적절히 관리해 수술 후 회복의 질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증이란 ‘실질적인, 또는 잠재적인 조직 손상과 관련돼 표현되는 감각적, 정서적으로 불유쾌한 경험’으로 정의됩니다. 통증이 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정도로 지속되면 질환이 되지요. 통증은 일반적으로 조직의 손상, 감염, 암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통증은 통각성 자극이 통각수용기를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전달, 조절, 인지, 통증 행동의 단계로 이뤄집니다. 이러한 통증은 신경계통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잠재적인 손상(예, 뜨거운 물건에 접촉하는 순간 느끼는 일차적 통증이 빠른 반사를 일으켜 더 심한 손상을 미연에 방지하는 경우) 또는 실질적인 손상(예, 뜨거운 물건에 접촉해 화상에 의한 조직 손상이 일어난 경우)과 같은 신체의 이상 상태에 대해 경고의 기능을 하는 중요한 방어기전이죠.
노인 환자들은 다양한 급만성기 질환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간단하게는 백내장 수술부터 근골격계 수술사실 통증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숫자통증등급이나 시각통증등급을 통해 환자 자신이 주관적으로 통증 상태를 표현하면 이를 기초로 통증의 강도를 판단하게 됩니다. 현재 가장 널리사용되는 측정 방식은 숫자통증등급입니다. 환자로 하여금 통증의 정도를 0(통증 없음)에서 10(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심한 통증) 사이의 숫자로 표현하게 하는 방법이죠. 일반적으로 1~3점은 경도 통증, 4~6점은 중등도 통증, 7~10점은 심한 통증으로 간주합니다.
유해 자극에 대한 통증 반응은 주관적인 언어 표현과 통증 행동, 생리적 반응 등으로 나타납니다. 수술 후 발생하는 급성 통증은 마취회복실에서 주로 숫자통증등급을 통한 환자의 자가 보고에 근거해 평가합니다. 환자가 숫자통증 등급에 따라 통증을 4점 이상으로 표현한 경우 치료 중재(진통제 추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보통 치료의 목표는 3점 이하로 통증을 완화하는 것입니다. 대개 2점 또는 30% 이상의 변화가 있을 때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 그 변화를 개인마다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또 숫자통증등급 확인은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인지 능력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거나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경우에는 정확한 자가 보고가 어렵죠. 이때는 의료진이 환자의 비언어적 표현을 관찰해 평가해야 합니다. 회피, 얼굴 찡그림, 신음, 통증 부위 문지르기 등의 시각적 단서, 활력 징후와 같은 생리적 지표의 변화를 함께 고려해 통증 강도를 판단하고 진통제를 투여합니다.
환자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을 때 의료진은환자의 통증 행동 및 생리적 지표를 바탕으로 통증의 강도를 판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의료진의 주관이 반영되기 때문에 동일한 상황의 환자를 보면서도 의료진마다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연구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입니다. 자동화된 인공지능 모델을 기반으로 객관적인 방법으로 표정을 인식하고 생리적 지표 변화를 측정해 이를 주관적인 통증 강도 평가와 연관시키고자 했습니다.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155개 얼굴 사진과 활력 징후, 진통통각지수 및 숫자통증등급을 수집해 데이터 세트들을 다양하게 조합한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수술 후 발생한 심한 통증을 예측하는 성능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 중 얼굴 표정을 사용해 구성한 모델이 환자의 심각한 수술 후 통증을 가장 잘 예측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수술 후 통증 강도 평가는 적절한 진통제 투여로 통증을 관리해야 하는 마취통증의학과의 임상 상황에 매우 필수적입니다. 연구 결과 얼굴 표정을 기반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이 숫자통증등급 7점 이상의 심각한 수술 후 통증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으며, 활력 징후 및 진통통각지수를 포함한 생리적 신호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모델보다 성능이 뛰어났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발전시키면, 마취회복실에서 더 신속하게 통증을 인식하고 적절하게 관리해 환자의 수술 후 회복의 질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개복수술 등 다양한 수술군으로 대상을 확장해 데이터를 수집, 모델을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자동적이고, 빠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통증 강도를 측정하고 더욱 정확하게 진통제를 투여해 환자의 통증을 적절히 관리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있어 영상의학과 박재현 교수와 협업해 보다 유익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협업의 중요성을 깨달은 계기가 됐습니다. 진통제가 과하게 투여되면 회복실 체류 기간이 길어지고, 적게 투여되면 만성 통증이 될 수 있습니다. 의료진에게 숫자통증등급을 정확하게 표현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통증을 관리할 수 있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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